베르사체 드레스


제정신으로 내가 7000달러짜리 드레스를 샀겠느냐만

그때는 결혼 무렵이었고, 결혼식에 입을 웨딩드레스는 이베이에서 그야말로 '아무거나' 단돈 100달러 주고 구입했었다.


(원주 고향집에서의 비루한 셀카)

남편도 나도 공주같은 드레스를 싫어했으니 그냥 몸에 붙는 단순한 디자인이 좋다고 생각해서.

(샀을 당시에는 그럭저럭 잘 맞아서 땡잡았다고 좋아라 했는데, 결혼식이 다가오며 무려 4킬로가 불어버리는 바람에

결혼식 당일에는 이걸 입고 어떻게 하면 호흡 곤란으로 기절하지 않을까 정신을 가다듬어야 했다. 종일.)

그런데 이러한 절약정신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어

남들 다하는 웨딩 드레스 사치를 안했으니 평소에 사고싶던 그러나 엄두도 못냈던 브랜드의 옷을 사고 싶다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미쳤었다.)

남편은 드레스 입은 모습을 꽤 좋아해서 수고를 마다않고 내대신 열심히 이베이를 뒤졌다.

(사실 드레스 입은 나를 좋아하는건지 드레스 자체를 좋아하는건지 모르겠다... 저러다가 언젠가 내 드레스를 입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서있는 그를 목격하는 날엔 어떡하지? 마음의 준비를...)

그래서 지르게 된 베르사체 드레스.


 
색상은 새먼 핑크. (왠지 이 색 옷을 많이 사게 된다.)

명품 전문 취급상(?)의 샾에서 약 500불 주고 구입. (평소같으면 500불짜리 옷은 꿈도 안 꿨겠지만 원래 7천불짜리 드레스가 500불로 싸졌다고 생각하니 망설임 없이... 미천한 심리상태.)

몸에 흐르듯이 착 감기며, 천에 약간의 무게가 있어서 (실크라는데) 흩날리지 않고 아래로 향한다.

드레스 안에는 수영복 모양의, 같은 천으로 된 바디를 입게 되어 있어

평소에 입기는 아주아주 곤란한, 그야말로 드레스일 뿐인데

역시 물욕은 카드를 결재하는 순간 사라지는 것이어서

칠천불짜리 드레스도 지금은 서랍 구석탱이 어딘가에 구겨져 담겨 있다. -.-
(늘어날까봐 옷걸이에 걸어둘 수가 없어서, 보관이 자연스레 구질해 진다.)

by 스웨덴누님 | 2009/10/06 13:49 | 아름다움에 관하여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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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취한배 at 2009/10/06 14:57
"물욕은 카드를 결재하는 순간 사라지는" 이것이 진짜 정곡을 찌르는...하핫.
Commented by 스웨덴누님 at 2009/10/06 17:06
열 올리다가 돈 내는 순간 싸악..
Commented by at 2009/10/06 15:10
아름다우시네요.. 그리고 베르사체 드레스는.. 섹시하면서도 우아하고 고급스런 아이템이네요. 저런 원단에 색감의 옷은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입는 사람도 황홀하게 하지 않던가요... 촤르르 부드럽게 떨어지는 실크의 감촉.. 안목도, 7천불을 5백불에 낙찰받으신 행운도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스웨덴누님 at 2009/10/06 17:06
찾아보면 많이 있어요. ^^ 판매 역사가 깊은 파워셀러들한테 사야 실패 확률이 적답니다.
Commented by ㅋㄹㄷ at 2009/10/06 16:45
1녕에 한번은 입남.

아 저녁밥 묵으러갈때 입는구냥.
Commented by 스웨덴누님 at 2009/10/06 16:59
저..누구세요? -.-;;
Commented by maxi at 2009/10/06 18:43
안녕하세요 처음 들립니다.

취미생활때문에 스웨덴에 관심을 가지고 스웨덴어로 된 문서 보면서 낑낑거리는데,
이곳 이글루에서 스웨덴의 여러 모습 많이 보고 갑니다.
드레스 예뻐요 ^^
Commented by 01410 at 2009/10/06 20:50
(마지레스 ㅈㅅ) ↑이양반 관심은 대체 어디까지 촉수가 미치는겨... (....)
Commented by 스웨덴누님 at 2009/10/06 22:11
스웨덴 군대에 관해서인가요? 저도 아직 스웨덴어 잘 못 한답니다. 행운을 빌어요~~~
Commented by maxi at 2009/10/06 22:58
예. 스웨덴 군대에 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ㅎㅎ
Commented by 아이 at 2009/10/06 23:23
멋지네요 드레스들;ㅂ;//
옷 다 잘 어울리세요!!!!!!!!!! 아유 눈보신..>_<;; ㅎㅎㅎ
Commented by 스웨덴누님 at 2009/10/07 14:00
감사합니다~ 아이님 오랫만이네요.
Commented by 사막여우 at 2009/10/15 18:05
저도 바이크님 처럼 결혼하고 싶어요..싱가포르 너는 사랑이다 책처럼요^^
간소하게...ㅎㅎ^^드레스 하나 사입고요.
근데 마지막 사진 누가 찍어 준건가요?..왠지 다소곳한 바이크님..뭔가 살짝 지루해보이기도 하고
...예뻐요^^바이크님 샤프한 턱선을 아시는 분인가봐요
Commented by 팬입니다 at 2009/11/05 18:44
아름다우십니다...몸매가 이뻐서 모든 드레스가 잘 받네요.^^
패셔너블한 바이크님~~부러워용
Commented by 스웨덴누님 at 2009/11/06 14:46
아.. 아닙니다. ㅠㅠ 지금은 살도 많이 쪘고.. 여담이지만 저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하다가 식장에서 쓰러지는줄 알았습니다. 작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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