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22일
허기를 달래다, 블루베리.
1. '허기를 달래다'
허기에 '달래다'라는 표현을 쓰는게 마음에 든다. 달래다. 친절하게 느껴지니까. '허기를 죽인다'라든가 '허기를 없애다'가 아니라.
한동안 오밤중에 디저트 먹기를 반복했더니 요즘 꽤나 살이 붙어서, 조금씩 자주 먹기를 다시 시작했다.
아침에 빵 한쪽 먹고 출근해서 열한시쯤 허기를 달래려 먹은 음식은 아보카도와 양갱.
양갱은 며칠 전 한국에서 방문했던 친구가 선물로 가지고 온 것. 요즘 유행하는 고급 제과점 양갱이 아닌 그야말로 수퍼 제품 '연양갱'. 어렸을 땐 참 싫어하는 맛이었는데 다시 먹어보니 괜찮다. (공을 들여 직접 사 먹을 만한건 아니지만 괜찮았다는거.)
아보카도는 참 다루기 어려운 친구다.
사다 두고 조금만 방심하면 무르거나 썩어버리고,
조급하게 배를 가르면 아직 안 익어서 채소로도 못 쓰는 상태.
그래서 사자 마자 다음날 먹어버리는게 아보카도.
또는 반을 가른 상태에서 냉장보관을 해도 하루만 지나면 못먹는 상태가 되어 버리니 한번 요리에 다 써 버려야 하고.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언니 하나는 아보카도를 가리켜 '니맛도 내맛도 아닌', 과일이 되고싶은 채소라 했다.
그래도 크리미한 텍스쳐가 좋아서, 그 밍밍한 기름진 맛이 좋아 먹는다. (피부에도 좋다고 하니....)
2. 심봤다
몰랐던 사실.
집 바로 앞길 (5미터 전방)에 널따란 블루베리밭이 있었다.
평세대로 자라서 촌스러운 내식대로 표현하자면 한 5백평 정도?? ㅎㅎ
밭이라고까지 부를수는 없는게, 모두 야생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모르지만 이 녀석들은 매해 피고 지기를 반복 했으리라.
야생이라 좀 저어하며 한입 깨물어 보니 미안할 정도로 달콤하고 새콤하다.
요즘은 집에만 오면 눈이 뒤집혀서 작은 통을 찾아들고 블루베리 수확에 힘쓰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따도 저 녀석들을 다 따기란 불가능할테고
그냥 힘 닿는 데까지 따보련다.
블루베리 값이 비싼 이유는 전부 인건비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지천에 널린 블루베리지만 하나 하나 따는데 시간이 꽤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자도 작으니 으깨지지 않게 조심해서 따야 하고
간혹가다 블루베리 덩굴 사이에 잠자던 벌레나 모기가 물기도 하니 농민의 아낙네 복장을 완벽하게 갖춘 후에야 수확에 나선다.
고무장화도 신는다.
얼리면 비타민이 파괴된다는거야 어린아이도 아는 사실이겠지만
이렇게 거둔 블루베리들을 썩기 전에 다 먹어치운다는 것도 불가능하니
한주먹씩 조그만 봉지 봉지 작게 싸서 냉동실에 넣어버렸다.
손님이 오실 때 마다, 지방 함유량이 높아 고소하기 짝이 없는 터키식 크림 요거트에 블루베리와 꿀을 넣고 아침에 대접해야겠다.
** 이정도 따려면 한 30분을 꼼지락 거려야 한다.

저 나무들 양쪽 옆으로 난 숲이 다 블루베리 천지(삐까리).

# by | 2009/07/22 18:15 | 스웨덴 생활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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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먹고 싶습니다아아...
지시장 1키로인가 2키로 한국산 블루베리 1만5천원 주고 샀어요
낼되면 배송온다는데!! 뭘 만들어 먹을지 고민중이였어요
처음 산거라 ㄷㄷㄷ 떨던 ㅋㅋㅋ
자연 밭이 있다니 부러울따름! 하하하
팬입니다! 내신 책 두 권 다 사서 아주 잘 보고 있고요, 이상하게(?) 코가 꿰어서 어쩌다보니 스웨덴 유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언젠가 거기로 가게 되면 싸인!!! 꼭 받고싶습니다.
-링크 추가하고 가요! (굽신굽신)
싸인 ㅋㅋ 물론요!
야생이지만 수퍼에서 파는거랑 맛은 똑같답니다. 잘 익은걸 따시면 괜찮아요.
블루베리는 시장에서 본적이 없어서.ㅠㅠ,,맛은..대충(?) 알지만..
과일이니 몸에 좋겠죠?앙..^^..심보셨습니다~~~경축~
아보카도의 맛이 너무 궁금해서 산 적이 있는데 익지도 않은 것을 먹어놓고 이것은 정말 맛 없는 과일이다! 라고 생각했어요^^;